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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해피.유머.무드.공감.짤방』

9년전 어느 천재 여고생이 쓴 시


<그 날>




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



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 

뒤에 올라 타불더라고.



난 뉘요 혔더니, 

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. 



가잔께 갔재. 



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. 



그랴서 멈췄재. 



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. 



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 

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 

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. 



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 

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.



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. 



아따 지금 생각혀도...... 

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. 



그때 나가 떤건지 나 

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 

암튼 겁나 떨려불데. 



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 

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 

발이 안떨어져브냐. 



총구녕이 날 쿡 찔러. 



무슨 관계요? 하는디 말이 안나와. 



근디 내 뒤에 고놈이 

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 

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. 



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 

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.



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, 

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. 



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. 



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 

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. 



어린놈이......



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. 라디오도 안틀었시야. 



근데 맨날 매칠이 지나도 

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.



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......




- 2007년 5.18 기념 

서울 청소년 백일장 대상 작품 

(정민경양의 시) -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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